현존하는 동시대 예술가 중 가장 영향력 있고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작가인 데이비드 호크니의 아시아 최초 대규모 개인전 <데이비드 호크니 전>이 오는 8월 4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과 영국 테이트 미술관이 공동 기획한 이번 <데이비드 호크니 전>에서는 영국문화원을 비롯한 총 8개의 해외 기관에서 대여한 데이비드 호크니 소장품 총 133점을 선보입니다. <비 Rain>, <만 레이 Many Ray> 등 23점의 영국문화원 소장품을 포함한 작품들은 일곱 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전시되어 데이비드 호크니의 예술적 흐름을 따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영국 왕립예술학교 재학 시절부터 유명세를 얻기 시작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60여 년을 예술가로 활동하며 다양한 도전을 시도해 온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들을 활동 시기별로 초기, 중기, 현재로 나누어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전시에 많은 관람바랍니다.
<데이비드 호크니 전>
- 전시 기간: 2019년 3월 22일 – 8월 4일
- 관람 시간: 화–금 10.00–20.00 / 주말 및 공휴일 10.00–19.00 (월요일 휴관)
※ 뮤지엄 나이트(매월 둘째, 마지막 주 수요일) 10.00–22.00 -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2–3층 (시청역 10번 출구)
[호크니 라운지]
특별 전시 구간으로 마련된 [호크니 라운지]에서는 그의 첫 번째 포토콜라주가 소개된 1985년 [파리 보그(Paris Vogue)]와 출판물, 호크니의 편지 및 관련 영화 세 편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초기 – 추상표현주의에 대한 반기, 자연주의
50년대 말, 작품 활동 초기에 호크니는 당시 유행하던 추상주의를 추구하지 않고 오랫동안 관찰하고 묘사하는 방법을 연구하여 작품에 담았습니다. 사진이 현실을 담아내는 방식과는 다르게 눈으로 관찰한 것을 회화에 담을 수 있다고 믿었던 호크니는 64년 영국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이사를 한 뒤부터 밝은 색감의 수영장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70년대에는 주변 지인들을 대상으로 2인 초상화를 그렸습니다. 이 시기가 그의 대표작품 <더 큰 첨벙>(1967), <클라크 부부와 퍼시>(1970–1), 그리고 <나의 부모님>(1977)가 그려진 시기입니다. 호크니의 작품들은 2미터가 넘는 대작들이 많은데요, 회화 속 사람들이 실사에 가까운 사이즈로 그려져서 밝은 색감과 함께 관람객이 창을 통해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합니다. 특히 영국 테이트미술관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품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클라크 부부와 퍼시>는 클라크 부부가 관람객을 바라보는 구도로 그려져 전시를 관람하는 이들에게 더 큰 생동감을 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중기 – 푸른기타 시리즈, 움직이는 초첨, 추상
중기에 들어서 호크니는 피카소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1973년 파블로 피카소가 사망한 후 호크니는 <<푸른 기타>>(1976–7) 시리즈에서 피카소의 큐비즘을 탐구했습니다. 그는 피카소가 생애 마지막 20년 동안 작업했던 파리의 아틀리에 클로멜링크로 이사해 그곳에서 직접 에칭 기법을 배웠습니다. 이 때 제작한 작품이 <푸른 기타> 시리즈이며 20점 모두 영국문화원의 소장품입니다. 이 시기 ‘자연주의의 덫’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던 호크니에게 피카소와의 유대감은 위안을 주었고, 양식의 엄격함에서 벗어나 세상을 새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었습니다.
1980년대 호크니는 작품 스타일과 매체 면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며 계속하여 다작을 이어가는데, 스스로 ‘움직이는 초첨’이라고 지칭한 이 시기의 아이디어는 원근, 기억, 공간에 대한 해석이며, 이 섹션에서는 작가에게 중요한 모델들을 대상으로 그린 여러 점의 초상화, 강렬한 색으로 표현한 정물학, 새로운 공간을 제안하는 복합적인 실내 풍경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1990년대 초, 카메라가 세상을 동질화하고 능동적으로 보는 행위를 퇴화시킨다고 결론을 내린 호크니는 세계를 묘사할 수 있는 실험적인 방식들을 계속해서 모색했습니다. ‘추상’ 섹션의 작품 <다른쪽>(1990–3)에서 볼 수 있듯 이 시기에 호크니는 추상적 패턴과 형태가 조합된 이미지로 회귀하였고, 선명한 색감과 다양한 패턴의 면, 춤을 추는 것과 같은 기하학적 형태의 조합은 생경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현재 – 호크니가 본 세상
마지막 전시관인 현재에서는 다시금 거대한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하나의 캔버스에 작업했다면 여기서는 여러 개의 캔버스를 이은 거대한 풍경화를 그려냅니다. <더 큰 그랜드 캐니언>(1998)은 60개의 캔버스로 이루어진 풍경화이며 포토콜라주에서 다양한 시점과 시간을 담았듯 이번에는 회화로 파노라마 사진을 찍은 작품입니다. <2017년 12월, 스튜디오에서>(2017)는 3000장이 넘는 사진들을 이어붙인 후 디지털 회화로 다시 하나의 장면으로 이어붙인 작품으로 시점의 다각화와 매체의 혼합을 즐겨 사용하는 작가의 종합예술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전시관에서는 데이비드 호크니가 제작한 최대 크기의 작품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2007)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가로 12미터 세로 4.6미터로 50개의 캔버스로 이루어져 있죠. 또 호크니는 캔버스 하나를 완성할 때마다 사진을 찍어 디지털로 결합해 프린트로 출력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캔버스 원본 그림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