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연예술센터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의 오선명 무용 프로듀서가 에든버러에서 개최된 2014 ‘브리티시 댄스 에디션’을 참관하고 돌아왔습니다.
오선명 프로듀서가 기고한 에든버러와 글래스고에 위치한 9개의 무대에서 선보인 다양한 무용작품에 대한 감상평을 두 편에 나누어 게재합니다.
2014 브리티시 댄스 에디션
브리티시 댄스 에디션(British Dance Edition) 은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비엔날레 행사로 영국의 도시를 돌며 진행된다. 지난 에디션은 런던에서 진행되었는데, 올해에는 세계적인 축제의 도시 에든버러(Edinburgh)에서 1월 30일부터 2월 2일까지 나흘 동안 집중적으로 개최되었다. 하루에 10~15개 이상의 공연이 무대에 올려졌는데, 에든버러 내 6개 극장과 스튜디오(Dance Base , Assembly rooms , King’s Theatre , Traverse Theatre , The Hub , Festival Theatre Studio)와 근교 도시 글래스고(Glasgow) 의 3개의 공간(Tramway , Scottish Ballet , Barrowland Ballroom)에서 진행되었다.
에든버러는 영국 안의 또 하나의 나라 스코틀랜드의 행정과 문화 중심지로, 매년 여름이 되면 프랑스의 아비뇽(Avignon) 처럼 세계 각국 사람들이 축제를 보고 즐기기 위해 모여든다. 화려함보다는 고풍스러움을 뽐내는 이 도시는, 각종 예술분야가 총 망라된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 동서로 길게 나누어진 프린세스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고풍스러움과 문화적 흔적을 지닌 올드타운과 세련된 뉴타운으로 나누어진다. 서울에서는 직항이 없는 관계로 런던을 경유하여 밤 늦게 도착한 에든버러는 중세도시 겨울의 음습함과 역사적 위엄의 자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에디션의 시작점, 댄스베이스
창문 너머로 아침마다 만나는 에든버러 성은 튼튼한 바위산 위에 세워진 견고하고 투박한 느낌으로 화려함보다는 군사요새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을 오랜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전해져 오고 있었다. 한 겨울의 이곳은 페스티벌이 열리는 북적대는 여름과는 달리 조금은 한산하고 매서운 바람이 매일 불어대는 유럽의 스산함으로 몸을 움츠러들게 하였다. 대부분의 국제 규모의 댄스 플랫폼은 짧은 기간 안에 많은 프로그램을 선보여야 해서 아침부터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브리티시 댄스 에디션 또한 오전 9시부터 시작되어 일찍이 숙소를 나서며 댄스베이스(Dance base)로 발걸음을 옮긴다.
올드타운인 그래스마켓(Grassmarket)에 자리잡고 있는 댄스베이스(Dance base)는 이번 에디션의 사무국이 위치하고 있었는데, 댄스베이스에서는 전날 또는 당일 도착한 국내외 게스트 등록과 리셉션에 한창이었다. 해외손님들을 위한 웰컴팩(프로그램, 안내책자, 목걸이형 명찰, 공연티켓 등)이 준비되어 있고 전문 프로듀서 및 기획가들의 즉석사진을 찍기도 하였는데, 나중에 보니 행사 내내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우는 이벤트를 만들기도 하였다. 대부분의 웰컴팩은 공통어인 영어로 된 것들이 기본인데, 한국에서 온 몇 안 되는 해외 게스트를 위해 한국어로 번역된 안내프린트를 나눠주는 배려도 있었으니, 넘어가기 쉬운 부분에서 진행의 섬세함을 보이기도 하였다.
4개의 크고 작은 스튜디오는 예술가들의 모임과 축제행사뿐만 아니라, 무용 교육(수업), 커뮤니티 댄스, 전문무용수 교육 프로그램, 스튜디오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무용 대중화를 위해 프로페셔널과 아마추어 일반인을 위한 구성으로 구분되어 남녀노소가 단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계절별로 세심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이런 프로그램은 축제보다 앞서 연중 프로그램으로 지역민들과 무용과 예술에 대해 논하면서 몸소 경험하고 축적하며 생활 속에 감각과 활력을 찾아주는 역할을 충실해 해내고 있었다. 행사 기간 동안 매일 오전 이곳에서 아티스트들과의 대화와 쇼케이스 형식의 작품이 각각의 스튜디오에서 올려졌다. 브리티시 댄스 에디션이 열리는 동안 오전 내내 모든 게스트들이 여기 모여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미쳐 못다 나눈 공연 감상평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하루를 시작하였다.
킹스 시어터와 트래버스 시어터
에든버러의 킹스 시어터(King’s Theatre) 는 브리티시 댄스 에디션 뿐만 아니라 에든버러 페스티벌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소중한 장소다. 외곽에서 풍겨져 나오는 시간의 흔적과 오페라 극장들이 그러하듯이 내부의 붉은 장식들과 우아함이 내재되어 있다. 1300석 규모로, 개막작 및 폐막작 등 대부분의 주요 프로그램은 이곳에서 진행되었다. 1906년에 세워졌고 연극은 물론 연례 판토마임을 선보이며, 그동안 마리아 칼라스, 숀 코네리, 이안 맥컬런 등 국제적인 슈퍼스타들이 이 무대에 올랐다. 10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공연 및 영화관으로도 사용되는 등 페스티벌과 극장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다른 메인 극장, 트레비스 시어터(Traverse Theatre)는 스코틀랜드의 새로운 연극 제작 극장으로 1963년부터 작가들의 혁신적인 정신을 받아들여 영국에서 가장 중요한 극장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이번 브리티시 댄스 에디션에서는 대작이 아닌 소품 위주의 작품들을 선보였는데, 쇼케이스 형식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브리티시 댄스 에디션 관람 후기 2편에서는 글래스고의 트램웨이 방문 소감과 유명 안무가들의 작품 소개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