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 New Ancients> by Kate Tempest and Battersea Arts Centre
주한영국문화원 후원으로 국립극장 신민경 프로듀서와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성무량 공연기획팀장이 2013 영국문화원 에든버러 쇼케이스에 다녀왔습니다. 신민경 프로듀서의 후기에 이어 성무량 팀장의 후기, '지금 우리에게 에든버러는 어떤 의미인가'를 5편에 나누어 게재합니다.
<브랜드 뉴 에이션츠> 와 트래버스 씨어터의 희곡 인큐베이팅
에든버러 성 아래 위치한 트래버스 씨어터(Traverse Theatre)는 올해로 개관 50년을 맞이했다. 트래버스는 훌륭한 연극을 제작하고 공연하는 극단으로 정평이 나 있다. 새 연극을 제작하거나 동시대의 희곡들을 각색하는 방식으로 매년 평균 여섯 개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이번에도 역시 트래버스 씨어터의 좋은 작품들을 많이 관람할 수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브랜드 뉴 에이션츠(Brand New Ancient)>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브랜드 뉴 에이션츠>는 십대에 데뷔하여 작가이자 래퍼로서 많은 상을 받은 공연하는 시인, 케이트 템페스트(Kate Tempest)가 쓴 작품이다.
케이트는 자신이 쓴 스코틀랜드 억양의 희곡을 그녀의 밴드와 함께 랩으로 멋지게 소화해서 기립 박수를 받았다. 그녀는 시종일관 관객을 웃기고 울리며 한 시간여 동안 무대를 휘어잡았다. 그 대사가 운율이 맞는 아름다운 시로 들렸는데, 내 귀가 그 리듬을 다 이해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첫날 본 공연이 일주일간 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은 건 아마도 문학이 가진 본래의 의미가 현대적 형식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가 쓰고 낭독하는 희곡의 힘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브랜드 뉴 에이션츠>와 케이트 템페스트 해설
바이올린, 첼로, 튜바, 퍼커션의 연주, 공연하는 시인이자 래퍼인 케이트 템페스트의 스토리텔링,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기에 더욱 매력적인 작품, <브랜드 뉴 에이션츠(Brand New Ancients)>.
이 작품은 고대의 신 그리고 현대인의 삶이라는 매우 상반된 두 가지 소재의 공통점을 유머러스하면서도 가슴 따뜻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신은 우리 모두 안에 있어.”라고 추측하며, 그리스 신들이 사실은 보통 사람들과 얼마나 비슷한지 탐구해봅니다. 그리고 우리의 영웅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 가까이에 존재함을 결론 내립니다. 케이트는 관객과 간단한 대화를 나눔으로써 관객과 교감하고자 노력합니다. 남의 이야기를 경청할 줄 아는 귀, 상황을 빨리 파악할 수 있는 눈, 그녀의 스토리텔링에 담긴 감정을 극대화해주는 라이브 밴드 음악 등등의 요소들 덕분에 누구나 이 공연을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케이트는 유능한 문장가로서,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oyal Shakespeare Company), 채널4(channel4), BBC 등을 위한 시를 썼고, 2009년 아웅산 수지가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에서 수여하는 가장 권위 있는 상인 양심 대사(Ambassador of Conscience) 수상자로 선정되었을 때 그녀를 위한 시를 쓰고 낭독하는 것을 의뢰받은 바 있습니다. 한편, 16살부터 랩을 하기 시작한 케이트는 2011년 사운드 오브 럼(Sound of Rum)이라는 밴드를 결성해 데뷔앨범 밸런스(Balance)를 발매하는 등 래퍼로서의 활동도 꾸준히 이어갔습니다. 올해는 <브랜드 뉴 에이션츠>를 통해 시 분야에 혁신을 가져온 사람들을 위한 테드 휴즈 상(Ted Hughes Award)을 수상했습니다. 영국은 이미 아직 26살인 이 젊은 극작가의 다음 작품들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필자: 성무량
현재 대전문화예술의전당 공연기획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영국 서섹스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위드 시네마, 서울국제공연예술제, 한국공연예술센터 등에서 경력을 쌓은 바 있다.